
천축사
⌖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산길 92-2
🪷 천축사 — 도봉산이 품은 1,300년의 기도터
도봉산 깊은 자락, 바위 능선 아래 작은 사찰이 하나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 시간이면 닿는데, 일주문을 지나는 순간 도시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멀어집니다. 천축사는 그렇게, 가까이 있지만 멀리 떠나온 듯한 곳입니다.
천축사는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의상대사가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처음 이름은 옥천암(玉泉庵). 맑은 샘이 솟는 암자라는 뜻이었죠.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건 조선을 연 이성계 때문입니다. 그가 이곳에서 백 일 동안 기도를 올린 뒤, 직접 '천축사'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합니다. 천축(天竺)은 부처가 태어난 고대 인도를 가리키는 말. 이 깊은 산중에 부처의 땅 이름을 붙인 마음을, 한 번 헤아려보게 됩니다.
천축사는 오래도록 관음 기도 도량으로 불려왔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이들이 찾아와 기도를 올리고, 위안을 얻어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1,300년 동안 이 자리에 쌓여 있습니다.
🌿 가는 길 — 산을 걸으며, 마음도 함께 걷다
천축사의 좋은 점은 사찰에 닿기까지의 길도 수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도봉산역에서 도봉탐방지원센터를 거쳐 천축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잘 정비된 숲길이라, 등산이라기보다 산책에 가깝습니다.
천축사까지 — 누구나 걷는 숲길 (왕복 약 1시간 40분)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천축사까지는 왕복 4.2km, 약 1시간 40분. 흙길과 숲길이 주를 이뤄 등산이 처음인 사람이나 아이와 함께여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도시에서 가져온 생각이 한 걸음씩 가벼워집니다. 탐방지원센터와 천축사 경내에 약수와 화장실, 쉼터가 있어 잠시 앉아 숨을 고르기 좋습니다.
이 길만 걷고 돌아와도 충분합니다. 정상을 욕심내지 않아도, 산이 주는 고요는 이미 길 위에 있으니까요.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마당바위 (천축사에서 약 20분 더)
천축사를 지나 마당바위까지 오르면 도봉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너른 바위에 앉아 멀리 서울을 내려다보면, 방금 다녀온 사찰의 고요가 풍경 위로 다시 떠오릅니다. 돌길이 섞여 있어 가벼운 트레킹화를 권합니다.
걷기 좋은 때 — 봄 신록, 가을 단풍. 이른 아침에 사람이 적어 새소리와 물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 머무는 하루 — 하룻밤, 산사에 머물다
천축사의 템플스테이는 1박 2일. 도시에서 가져온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이른 새벽, 어둠 속에서 울리는 예불 소리에 눈을 뜹니다. 스님과 마주 앉아 차를 나누는 차담에서는 평소 묻지 못했던 마음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직접 차린 산사의 밥상을 받고, 고요한 산세 속에서 명상과 참선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산이 흘러가는 속도에 나를 맡기는 것, 그것이 이곳에서의 가장 깊은 수행입니다.
주요 프로그램
- 새벽예불
- 스님과의 차담
- 산사 밥상
- 명상 및 참선
비용 — 1박 2일, 1인 약 8만 원 (사전 예약 필수)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서울 도봉구 도봉산길 92-2
- 전화 : 02-954-1474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이 외에도 개인 기도, 관음 기도, 제사, 초재 등 마음을 모으는 다양한 의식을 올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