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림사
⌖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기림로 437-17
🪷 기림사 — 다섯 샘이 솟는, 만파식적의 숲 절
경상북도 경주, 동해를 바라보는 함월산 자락에 기림사가 있습니다. 부처가 머물며 설법하던 인도의 기원정사에서 이름을 따온 천년 고찰로, 신령스러운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국의 명당에 자리합니다. 골굴사와 한 뿌리에서 난 형제 절이면서도, 가만히 깃든 숲과 다섯 가지 맛이 솟는 샘으로 골굴사와는 사뭇 다른 고요한 정취를 지녔습니다. 신라가 바다 건너 세계와 만났던 기억이 서린 도량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입니다.
기림사의 시작은 인도 천축국에서 바다를 건너온 승려 광유 선인으로 거슬러 오릅니다. 함월산 깊은 숲에서 수행처를 찾은 광유는 숲과 샘이 어우러진 자리에 작은 절을 세우고 임정사라 불렀습니다. 골굴사를 세운 바로 그 광유 일행이 함께 일군 절이니, 두 절은 한 뿌리에서 난 형제인 셈입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이 절을 크게 중창하면서, 부처가 설법하던 기원정사의 이름을 따 기림사로 고쳐 불렀습니다. 삼국유사에는 신문왕이 동해 용왕에게서 나라를 평안케 하는 피리 만파식적과 옥대를 받아 돌아오는 길에 기림사 서쪽에서 쉬어 갔다는 기록이 전하니, 아버지 문무왕을 기려 세운 감은사와 문무대왕릉이 가까운 이곳은 신라 호국의 염원이 깃든 자리이기도 합니다.
기림사를 가장 특별하게 하는 것은 다섯 가지 물, 오종수입니다. 동쪽의 오탁수, 서쪽의 화정수, 남쪽의 명안수, 북쪽의 감로수, 그리고 중앙의 장군수가 저마다 다른 맛으로 솟아, 거북이 형국의 명당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그 가운데 장군수는 마시면 힘이 솟아 영웅을 길러 냈다는 전설이 전합니다. 약사전 안벽에는 인도의 사라수왕이 부처께 이 오종수로 차를 공양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가 있는데, 차를 올리는 장면을 담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헌다 벽화로 한국 차 문화의 오랜 연원을 증언합니다. 이 밖에 조선 후기 맞배지붕의 대적광전과 그 안에 모신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삼베에 옻칠을 거듭해 빚은 건칠보살반가상이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기림사는 천 년 세월이 남긴 보배를 그득히 품은 도량입니다.
🌿 가는 길 — 다섯 샘과 동해 유적을 따라
기림사의 산책은 오래된 숲과 계곡에 둘러싸인 경내를 거닐며, 다섯 샘과 천 년 전각을 만나는 일입니다. 동해의 신라 유적과 묶어 거닐기에도 좋습니다.
기림사까지 — 함월산 숲으로
경주 양북면, 동해 감포 가까운 함월산 자락에 기림사가 있습니다. 형제 절 골굴사와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고, 오래된 나무와 계곡, 고즈넉한 전각이 어우러져 들어서는 길부터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오종수와 감은사지
경내를 거닐며 다섯 샘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은 기림사만의 즐거움입니다. 대적광전과 진남루, 약사전을 둘러보고 뜰 가운데 오종수로 키운 꽃밭을 지나면, 천 년을 이어 온 도량의 깊은 숨결이 느껴집니다. 절을 나서면 신문왕이 만파식적을 안고 지나간 길을 따라, 아버지 문무왕을 기려 세운 감은사 터와 동해 바다에 잠든 문무대왕릉이 가까이 이어집니다. 형제 절 골굴사까지 더하면, 함월산과 동해를 아우르는 신라 천 년의 자취를 하루에 더듬는 알찬 순례 길이 됩니다.
걷기 좋은 때 — 숲이 짙푸른 봄·여름과 단풍 든 가을. 계곡과 오래된 숲이 어우러져 사철 고요하고 시원합니다.
🌙 머무는 하루 — 푹 쉬어가는, 숲속의 하루
기림사의 템플스테이는 다섯 샘이 솟는 숲속에서 그저 푹 쉬어 가는 데 색이 있습니다. 빽빽한 일정으로 채우기보다, 일상의 번뇌와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다스리는 것이 이 절의 결입니다.
대표 프로그램은 휴식형 '푹 쉬어가는 기림사 템플스테이'입니다. 공양과 예불을 자율로 하며,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자신을 위해 쓰는 일박 이일의 쉼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이를 위한 일 인 개인 독방과, 둘 이상이 함께 머무는 일정으로 나뉘어 있어 결에 맞게 고를 수 있습니다. 새벽이면 산사의 풍경 소리와 산새 소리에 잠을 깨고, 오래된 숲을 천천히 거닐며 다섯 샘의 물맛을 음미하고, 천 년 전각 사이를 거닐다 보면, 도시에서 짊어지고 온 무게가 어느새 가벼워집니다. 정해진 틀에 매이지 않고 스스로 시간을 운용하기에, 진정한 쉼을 원하는 이에게 잘 맞는 하루입니다.
다섯 샘이 솟는 숲속에서, 번뇌를 내려놓고 그저 푹 쉬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 그것이 기림사가 건네는 하루입니다.
머무는 동안
- 휴식형 '푹 쉬어가는 기림사' (1박 2일, 공양·예불 자율, 1인 개인 독방)
- 휴식형 '푹 쉬어가는 기림사' (1박 2일, 2인 이상 예약)
- 오종수 다섯 샘 둘러보기 · 함월산 숲 산책 · 새벽 예불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1인 개인 독방과 2인 이상 일정이 나뉘어 있고 도착 시간 안내가 있으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기림로 437-17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가는 법 : 경주 시내에서 동해 감포 방향 함월산 자락. 자가용 방문이 편리하며, 골굴사·감은사지·문무대왕릉과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다섯 가지 맛의 샘이 솟는 명당이자, 만파식적 설화와 우리나라 유일의 헌다 벽화를 품은 천년 도량입니다. 번뇌를 내려놓고 숲속에서 그저 푹 쉬며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