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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예천) 전경
템플스테이

용문사(예천)

⌖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용문사길 285-30

🪷 용문사 — 청룡이 길을 연 절, 돌리며 비는 윤장대

경상북도 예천, 소백산 자락에 천년을 이어온 절이 있습니다. 용문사(龍門寺). '용의 문'이라는 이름에는 한 임금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 열한 점을 품어 '사찰 문화유산의 보고'로 불리는 천년 도량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입니다.

용문사의 시작은 통일신라 경문왕 때(870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두운선사로 거슬러 오릅니다. 그가 소백산 깊은 곳에 작은 암자를 짓고 정진하던 자리에서 절이 비롯되었습니다. 절 이름에 얽힌 사연은 후삼국 시대로 이어집니다. 훗날 고려를 세운 왕건이 신라로 향하던 길에 이 절을 찾았는데, 운무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청룡 두 마리가 나타나 길을 인도하였고, 그 신묘함을 기려 절 이름을 용문사라 하였습니다. 왕건은 통일을 이룬 뒤 이 절을 크게 일으켰고, 이후 용문사는 세종의 비 소헌왕후와 정조 때 문효세자의 태실을 모시는 왕실의 절로 귀하게 대접받았습니다.

용문사를 천하의 보배로 만드는 것은 대장전과 그 안의 윤장대입니다. 두 유산은 2019년 하나로 묶여 국보로 승격되었습니다. 윤장대는 불경을 넣어 두고 돌려 가며 보는 회전식 경전함으로, 한 번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글을 읽기 어려운 이들도 탑을 돌리듯 윤장대를 돌리며 저마다의 간절함을 빌었던 것이지요. 본래 여러 절에 있었으나 지금은 용문사의 것이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846년 세월을 같은 자리에서 지켜 왔습니다. 왼쪽은 화사한 꽃살문으로, 오른쪽은 간결한 살창으로 마주 세워 화려함과 단정함을 대비시킨 솜씨가 빼어납니다. 그 곁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각탱화를 비롯한 보물들이 함께해, 용문사는 이름 그대로 신라와 고려, 조선의 보배가 드나드는 문이 됩니다.


🌿 가는 길 — 소백산 자락을 거닐며

용문사의 산책은 소백산 깊은 숲에 안긴 경내를 천천히 거닐며, 천 년의 보배를 하나하나 만나는 일입니다.

용문사까지 — 소백산 숲길로

예천 용문면, 소백산 자락에 용문사가 자리합니다. 예천이 자랑하는 여덟 절경 가운데 다섯째로 꼽히는 곳으로, 오래된 숲과 계곡에 둘러싸여 들어서는 길부터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누각 자운루 아래를 거쳐 오르면, 단정한 전각들이 산자락을 따라 층층이 펼쳐집니다.

대장전에 들어 — 윤장대를 돌리다

경내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가장 오래된 건물 대장전입니다. 그 안에 국보 윤장대가 좌우로 마주 서 있습니다.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한 바퀴 돌리며 마음속 바람을 빌어 보는 것은, 용문사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천 년 전 사람들이 그러했듯, 거창한 말 없이 그저 한 바퀴 돌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단정해집니다.

걷기 좋은 때 — 신록의 봄·여름과 단풍 든 가을. 사람이 적은 이른 아침이면 산사의 고요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 머무는 하루 — 짓고, 비우고, 쉬는 하루

용문사의 템플스테이는 손으로 짓고 마음을 비우는 데 색이 있습니다. 빽빽한 일정으로 채우기보다, 정갈한 산사 음식과 진짜 쉼에 무게를 둔 것이 이 절의 결입니다.

대표 프로그램은 체험형 '조용한 산사에서 사찰음식 만들기'입니다. 주말 일박 이일 동안 직접 사찰 음식을 짓고 나누며, 자극 없는 정갈한 한 끼에 담긴 마음을 배웁니다. 음식을 짓는 일은 곧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롯한 쉼을 원한다면 휴식형 '아름다운 휴식'이 잘 맞습니다. 공양 시간 외에는 정해진 일정 없이 자유롭게 머물며, 명상이나 차담조차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쉬고 싶은 이를 위한, 가장 순수한 쉼입니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단체를 위한 당일 하루체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손으로 한 끼를 짓고, 윤장대를 한 바퀴 돌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 것. 그 하루가 용문사가 건네는 쉼입니다.

머무는 동안

  • 체험형 '조용한 산사에서 사찰음식 만들기' (주말 1박 2일)
  • 휴식형 '아름다운 휴식' (1박 2일~최대 3박 4일, 자율 일정)
  • 당일형 '용문사 하루체험' (단체 전용, 전화 상담 후 예약)
  • 대장전 윤장대 돌리기 · 소백산 숲 산책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프로그램마다 일정과 조건(사찰음식은 차수별 운영, 하루체험은 단체 전용)이 다르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용문사길 285-30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가는 법 : 예천 시내에서 용문면 소백산 방면. 자가용 방문이 편리합니다.

청룡이 길을 열어 세운 절이자, 돌리며 비는 국보 윤장대를 품은 천년 도량. 정갈한 한 끼를 손수 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이 필요할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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