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육사
⌖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장육사1길 172
🪷 장육사 — 물같이 바람같이, 청산가의 절
경상북도 영덕, 구름이 산다는 운서산(雲棲山) 깊은 자락에 한 고승의 고향 절이 있습니다. 장육사(莊陸寺). 고려 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선사가 태어나고, 처음 수행하고, 끝내 그 뜻이 깃든 '나옹성지'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입니다.
장육사의 시작은 1355년(공민왕 4년), 나옹선사가 이 자리에 절을 세우면서부터입니다. 나옹선사는 인도 고승 지공의 제자로 원나라에서 유학하고, 조선의 무학대사를 길러 낸 고려 말 최고의 선승이었습니다. 그가 태어난 곳이 바로 이 운서산 자락 갈천리이니, 장육사는 한 위대한 수행자의 출발점인 셈입니다. '장육'이라는 이름은 절을 둘러싼 산세가 발 여섯 달린 거북을 닮은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장육사를 가장 깊이 적시는 것은 나옹선사가 남긴 한 편의 선시, '청산가(靑山歌)'입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탐욕도 성냄도 번뇌도 모두 내려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라는 이 노래는, 6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절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집니다. 경내에는 조선 초에 삼베와 종이를 겹겹이 발라 빚은 건칠관음보살좌상이 보물로 모셔져 있는데, 정확한 조성 연대를 알 수 있어 우리나라 보살상 연구의 기준이 되는 귀한 작품입니다.
🌿 가는 길 — 구름이 머무는 산으로
장육사의 산책은 구름이 쉬어 간다는 운서산 골짜기를 거닐며, 나옹선사의 자취를 따라 걷는 일입니다. 멀지 않은 동해 바닷길과 묶어 거닐기에도 좋습니다.
장육사까지 — 운서산 골짜기로
영덕 창수면, 깊은 산속에 장육사가 자리합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운서교를 건너 육중한 2층 누각 흥원루를 지나면, 색 바랜 목재의 대웅전이 단정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높게 쌓아 올린 돌담과 자연스러운 돌계단길이, 화려하지 않으나 정성스러운 이 절의 결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홍련암과 동해 바닷길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작은 암자 홍련암이 있습니다. 나옹선사가 처음 수행을 시작한 자리로, 지공·나옹·무학 세 화상의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대숲에 둘러싸인 이 암자까지 오르는 길은 짧지만 깊습니다. 절을 나서면 가까이에 동해가 펼쳐지니, 고래불해수욕장과 블루로드 해안길을 더하면 산사의 고요와 바다의 시원함을 하루에 누릴 수 있습니다.
걷기 좋은 때 — 신록의 봄·여름과 단풍 든 가을. 외진 산속이라 사람이 적어, 사철 고요한 산사의 정취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 머무는 하루 — 청산이 건네는 말
장육사의 템플스테이는 나옹선사의 청산가를 그대로 사는 데 색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이름들조차 청산가의 한 구절씩을 담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애써 하기보다, 청산이 건네는 말처럼 그저 자연 그대로를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이 절의 결입니다.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선명상)이 잘 맞습니다. 포근한 산세에 안겨 마음이 저절로 차분해지는 가운데, 지금 여기에 머무는 연습을 합니다. 그저 쉬고 싶다면 휴식형 '청산에서 힐링을'을 권합니다. 청산가의 노랫말처럼,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마음을 쉬는 시간입니다.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라면 '티 없이 살라 하네'가 있어, 고즈넉한 산사에서 가만히 앉아 청산가를 흥얼거리게 됩니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당일형 '청산은 나를 보고'에서, 숲을 거닐고 따뜻한 차 한 잔과 마주하며 짧지만 깊은 참나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탐욕도 성냄도 잠시 내려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하루를 흘려보내는 것. 그것이 장육사가 건네는 쉼입니다.
머무는 동안
- 선명상 '지금 이 순간' (마음을 들여다보는 명상)
- 휴식형 '청산에서 힐링을' (자연 그대로를 바라보는 쉼)
- 가족·단체형 '티 없이 살라 하네' (함께 누리는 산사의 하루)
- 당일형 '청산은 나를 보고' (숲 산책 + 차담, 참나 찾기)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당일형부터 가족·단체형까지 결이 다양하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장육사1길 172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가는 법 : 영덕 창수면 운서산 방면. 자가용 방문이 편리하며, 동해 고래불해수욕장·블루로드와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물같이 바람같이 살라던 나옹선사의 청산가가 깃든, 구름이 머무는 산속의 절. 탐욕도 성냄도 잠시 벗어 놓고 가만히 나를 만나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