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정사
⌖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 월정사 —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오대산의 본사
강원도 평창, 산 전체가 불교 성지인 오대산 자락에 월정사가 있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서 60여 개의 사찰과 8개의 암자를 거느립니다. 앞서 소개한 삼화사와 보현사, 용연사가 모두 이 월정사의 말사이니, 영동과 강원 불교의 큰 어른이라 할 만합니다.
월정사의 창건에는 문수보살 신앙이 깃들어 있습니다.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에서 수행하던 중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신라에도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지가 있다는 계시를 받아 이 오대산을 찾아 절을 열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오대산은 예부터 문수보살이 일만 권속과 함께 상주하는 성지로 여겨져 왔습니다.
월정사를 대표하는 보물은 경내 한가운데 선 팔각구층석탑(국보)입니다. 흔한 사각형 석탑과 달리 여덟 모서리를 지닌 9층 탑으로, 위로 오를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보통의 석탑과 달리 완만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우아한 자태가 고려 석탑의 정수로 꼽힙니다. 탑 앞에는 두 손 모아 공양을 올리는 모습의 석조보살좌상(국보)이 탑을 향해 앉아, 천 년 동안 변함없이 부처를 우러르고 있습니다. 월정사는 이 석탑에 걸린 달처럼 본래 맑은 마음을 되찾는 절이라는 뜻으로, 스스로를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이라 부릅니다.
천 년을 이어 온 절이지만 상처도 깊습니다. 고려와 조선 때 여러 차례 불탔고, 한국전쟁 중에는 안타깝게도 우리 국군이 후퇴하며 절에 불을 놓아 옛 전각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지금의 월정사는 그 잿더미 위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 모습으로, 무너지고도 거듭 일어선 우리 현대사의 자취가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 가는 길 — 천년의 전나무숲길과 선재길
월정사의 가장 큰 자랑은 절로 드는 길 그 자체입니다. 일주문에서 시작되는 전나무숲길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월정사까지 — 전나무숲길을 걸으며
월정사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약 1km 구간에는 1,700여 그루의 전나무가 빽빽이 늘어서 있습니다. 높이 40m를 넘는 아름드리 전나무가 하늘을 가려, 한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서늘하고, 사철 청량한 솔향이 코끝을 채웁니다. 이 길을 지키기 위해 옛 지방도 노선을 해제하고 차량 통행을 막았을 만큼, 오롯이 걷는 사람을 위한 길입니다. 그냥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가라앉는, 월정사 순례의 시작입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오대산 선재길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 9km 이어지는 길이 선재길입니다. 화엄경에서 깨달음을 찾아 길을 떠난 구도자 '선재동자'의 이름을 딴 길로, 오대천 맑은 물길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져 누구나 걷기 좋습니다. 옛 화전민과 스님들이 오가던 이 길을 천천히 걸으며, 한 걸음마다 마음을 비워 갑니다. 길 끝의 상원사는 세조와 고양이 설화로 유명하고 국보 동종을 품은 절이며, 그 위로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자리합니다.
걷기 좋은 때 — 전나무숲은 사계절 모두 좋지만 눈 덮인 겨울과 단풍 든 가을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선재길은 신록과 단풍철에 절경을 이룹니다.
🌙 머무는 하루 — 비움을 배우는 시간
월정사의 템플스테이는 팔각구층석탑에 걸린 달처럼 본래 맑은 마음을 되찾는 데 뜻을 둡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탐진치)에 가려진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비움'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크게 휴식형과 체험형으로 나뉘며, 영어·중국어·일본어로도 운영되어 외국인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주중에 진행되는 휴식형은 공양과 예불 위주로, 산사에 머물며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데 집중합니다. 주말의 체험형에는 스님의 식사 예법을 따르는 발우공양, 사물(법고·범종 등)의 울림을 듣는 시간, 108배, 연등과 108염주 만들기, 그리고 스님과 전나무숲길·선재길을 함께 걷는 포행이 더해집니다. 더 깊이 정진하고 싶다면 2박 3일 참선 템플스테이도 있습니다.
월정사는 템플스테이를 넘어, 행자의 삶을 직접 체험하는 출가학교, 명상에 특화된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옴뷔), 명상요가학교까지 운영하는 큰 수행 도량입니다. 어느 쪽이든, 오대산의 대자연 속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고 본래의 고요를 되찾는 시간이 됩니다.
머무는 동안
- 휴식형 (주중, 공양·예불 위주의 자율 쉼)
- 체험형 (주말, 발우공양·사물울림·108배·연등 및 108염주 만들기·포행)
- 2박 3일 참선 템플스테이
- 영어·중국어·일본어 프로그램 (외국인 참여 가능)
예약 —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되며, 전화 예약이나 현장 접수는 받지 않습니다. 원하는 일정 2~3일 전까지 신청·입금을 마쳐야 하고, 날씨나 사찰 일정에 따라 프로그램이 변경될 수 있으니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 템플스테이 문의 : 033-339-6606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오대산 국립공원 관련 비용은 별도일 수 있음)
- 가는 법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진부까지 버스로 약 2시간, 진부에서 월정사행 버스 이용. 자가용은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가깝습니다.
문수보살이 머무는 오대산의 본사이자, 천년의 전나무숲길로 이름난 천년 고찰입니다. 숲길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석탑에 걸린 달처럼 본래의 고요를 되찾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