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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사 전경
템플스테이

현덕사

⌖ 강원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 현덕사 — 작아서 좋은 절, 동물의 넋까지 달래는 도량

강원도 강릉 연곡면, 오대산 줄기인 만월산 중턱에 현덕사가 있습니다. 천년 고찰도, 큰 가람도 아닙니다. 1999년, 현종스님이 산자락의 농가를 사들여 손수 일군 작고 젊은 절입니다. 길가의 이정표만 보고 찾아온 사람은 처음엔 그 소박한 규모에 고개를 갸웃하지만, 막상 도량에 들어서면 드넓은 마당과 울창한 소나무, 사방을 두른 산세에 감탄하게 됩니다.

현덕사는 큰 절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주지 스님은 '작아서 좋은 절, 소박해서 좋은 절, 가장 한국적인 절'을 꿈꿉니다. '최고' '최대' '원조'를 앞세우는 세상에서, 그저 예쁜 마음 하나로 찾아와 쉬었다 가고 기도할 수 있는 도량이면 충분하다는 마음입니다. 그 작고 따뜻한 결 덕분에, 현덕사는 큰 절이 주지 못하는 다정함을 품고 있습니다.

이 절을 가장 현덕사답게 하는 것은 '동·식물 천도재'입니다.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동물, 사람의 이기심에 희생된 식물의 외로운 넋을 달래기 위해 해마다 천도재를 올립니다. 미물의 죽음까지 사람의 죽음과 다르지 않게 여겨 그 넋을 위로하는 절은, 아마 현덕사가 유일할 것입니다. 모든 생명을 차별 없이 끌어안는 그 마음이, 작은 절을 더없이 깊게 만듭니다.


🌿 가는 길 — 소나무 향 가득한 오솔길, 강아지가 안내하는 포행

현덕사의 산책은 멀리 갈 것이 없습니다. 절에 닿는 길과 절 둘레의 숲이 그대로 마음을 씻어 주는 길이 됩니다.

현덕사까지 — 연곡천을 지나 오솔길로

강릉터미널에서 버스로 40여 분, 연곡천을 따라가다 현덕사 이정표를 만나 오솔길을 30분쯤 오르면, 하늘과 맞닿은 절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을 빙 두른 숲에서 그윽한 솔 향이 피어올라, 오르는 길 내내 마음이 맑아집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곰바우골 포행과 소금강

현덕사 인근 곰바우골을 걷는 포행은 이 절만의 특별한 산책입니다. 길을 앞서 안내하는 것은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 강아지 깜이와 보리. 현덕사의 마스코트인 두 녀석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다 보면, 스님이 이따금 걸음을 멈추고 산수국과 물봉선 같은 들꽃의 이름을 일러 줍니다. 생명을 차별 없이 품는 절의 마음이, 이 소박한 포행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조금 더 발걸음을 넓히면 명승으로 이름난 소금강 계곡이 가깝습니다. 맑은 물과 기암이 어우러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의 고요에 더 깊이 잠겨도 좋습니다.

걷기 좋은 때 — 솔 향 짙은 여름과 단풍 드는 가을. 조팝나무 꽃이 하얗게 피는 봄밤, 달빛 가득한 현덕사의 풍경은 특히 운치 있습니다.


🌙 머무는 하루 — 나에게만 집중하는 선물 같은 시간

현덕사의 대표 템플스테이는 '싱잉볼 명상'입니다. 명상 전문가를 특별히 초빙해 선보이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뜻의 싱잉볼은 본래 티베트 불교에서 쓰던 명상 도구입니다. 그릇을 울려 퍼지는 맑고 깊은 소리의 진동에 몸과 마음을 맡기면, 흐트러진 생각이 가라앉고 마음이 차분히 정돈됩니다. 소리로 나를 들여다보는, 현덕사다운 명상의 시간입니다.

전체적인 결은 빽빽한 일정보다 호젓한 쉼에 가깝습니다. 새벽 4시, 목탁 소리와 함께 스님이 경내를 돌며 도량석으로 천지만물을 깨우면 하루가 열립니다. 아침 예불과 공양을 마치고, 절을 두른 숲길을 포행하며 솔 향 속을 천천히 걷습니다. 스님과 차 한 잔을 나누는 차담 속에서 마음을 풀어놓고, 밤이면 별과 달을 벗 삼아 사바의 먼지를 떨어냅니다.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자식도 아닌 '나'에게만 집중하는 선물 같은 시간입니다.

작은 절인 만큼 주로 혼자 혹은 두엇이 찾아 호젓하고, 그래서 더 깊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모든 생명을 차별 없이 품는 절답게, 머무는 동안 마음 한 움큼을 가만히 내려놓게 됩니다.

머무는 동안

  • 싱잉볼 명상 (명상 전문가 초빙, 체험형 대표 프로그램)
  • 새벽 도량석 · 예불 · 공양
  • 숲길 포행 · 스님과의 차담
  • 별·달 보기, 호젓한 쉼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싱잉볼 명상은 회차와 일정이 정해져 있고 시기마다 달라지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운영 일정을 확인하세요. 작은 절인 만큼 호젓하게 머물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가는 법 : 강릉터미널에서 버스로 약 40분(연곡 방면), 현덕사 이정표를 따라 오솔길로 진입. 산중이라 자가용 방문이 편리합니다.

작아서 더 따뜻한 절이자, 동물과 식물의 넋까지 차별 없이 품는 도량입니다. 번잡한 피서지 대신 솔 향과 달빛 속에서 오롯이 나를 돌아보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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