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사
⌖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영국동길 225-35
🪷 영국사 — 나라를 평안케 한 절, 천 살 은행나무의 도량
충청북도 영동, '충북의 설악'이라 불리는 천태산 자락에 영국사가 있습니다. 암릉과 계곡,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천태산은 양산팔경의 제1경으로 꼽히는데, 그 아름다운 산을 오르는 이라면 누구나 영국사에 들르게 됩니다. 천년 고찰과 천 살 먹은 거목, 그리고 다섯 점의 보물이 한자리에 모인, 충청북도에서 문화재가 두 번째로 많은 절입니다.
영국사는 통일신라 후기에 창건되어, 고려 때 원각국사 덕소가 머물며 크게 중창한 천년 고찰입니다. 절 이름에는 나라의 안녕을 빈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 절로 피난을 왔는데,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한 뒤 나라가 평안을 되찾았다 하여 '나라를 평안케 한다'는 뜻의 영국사(寧國寺)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경내에는 신라 후기 양식의 삼층석탑, 고려 때 세운 원각국사비와 승탑, 그리고 부처의 설법 장면을 그린 영산회후불탱까지 보물만 다섯 점이 전합니다. 그러나 영국사를 가장 영국사답게 하는 것은 절 앞에 우뚝 선 은행나무입니다. 수령 약 천 년, 높이 31m에 이르는 이 거목은 천연기념물로, 가을이면 온몸을 노랗게 물들여 보는 이의 눈을 부시게 합니다. 예부터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면 이 나무가 소리 내어 운다는 전설이 전해 옵니다. 절 이름에 담긴 '나라의 평안'을 천 년 동안 함께 지켜봐 온 터줏대감인 셈입니다.
🌿 가는 길 — 은행나무를 지나 망탑봉으로
영국사 가는 길은 천태산의 절경과 함께합니다. 매표소에서 절까지 700m 남짓, 맑은 계곡과 숲을 끼고 오르는 길이라 그 자체로 마음이 씻깁니다.
영국사까지 — 천 살 은행나무가 맞는 길
영동에서 양산면 방향으로 들어가 천태산 매표소를 지나면, 700m쯤 숲길을 올라 영국사에 닿습니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그 거대한 은행나무가 사방으로 가지를 뻗고 맞아 줍니다. 경내만 천천히 둘러봐도 30~40분, 보물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며 걷기 좋습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망탑봉과 진주폭포
절에서 갈라지는 오솔길을 따라 470m쯤 오르면 망탑봉(望塔峯)에 닿습니다. 봉우리 위에는 보물로 지정된 망탑봉 삼층석탑이 서 있고, 고려 공민왕이 신하들과 윷놀이를 했다는 너럭바위도 그 곁에 있습니다. 가는 길에는 커다란 바위를 타고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진주폭포가 펼쳐져,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더 욕심을 내면 '충북의 설악' 천태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본격 등산로가 있는데, 75m 로프 암벽 구간이 있는 코스도 있으니 체력과 일정에 맞게 고르면 됩니다. 무리하지 않고 은행나무와 경내, 망탑봉만 둘러봐도 영국사의 정취는 충분합니다.
걷기 좋은 때 — 단연 은행잎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11월. 봄 벚꽃과 여름 계곡도 좋습니다. 망탑봉 진주폭포 구간은 바위를 타야 하니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 좋습니다.
🌙 머무는 하루 — 땀 흘린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영국사의 템플스테이에는 '천태산 한 바퀴, 땀 흘린 당신이 아름답습니다'라는 정겨운 슬로건이 있습니다. 충북의 설악이라 불리는 천태산의 수려한 자연을 몸으로 누리며, 수행자의 삶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무게가 있습니다.
법당에서 올리는 예불로 마음을 맑히고, 땀이 송골 맺히는 108배로 잠시 '나'를 잊습니다. 정갈한 절 밥으로 공양의 마음을 배우고, 스님과 차 한 잔을 나누며 마음을 풀어놓습니다. 보물 삼층석탑이 선 망탑봉을 한 바퀴 도는 트래킹은, 영국사 템플스테이만의 특별한 시간입니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천 살 은행나무 아래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짐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하루를 머물러도 자유롭고 편안한 절. 빽빽한 일정 없이 그저 쉬어 가는 휴식형으로도 머물 수 있어, 산골 암자의 고요를 온전히 누리기 좋습니다.
머무는 동안
- 예불 · 108배 · 발우공양
- 스님과의 차담
- 망탑봉 트래킹 (보물 삼층석탑 순례)
- 천 살 은행나무·경내 보물 둘러보기
- 휴식형 자율적인 쉼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여름철에는 '천태산 한 바퀴' 템플스테이가 수시로 열리는 등 시기별로 프로그램이 다르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나 템플스테이 사무국으로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영국동길 225-35
- 전화 : 043-743-8843 (종무소) / 010-7135-8843 (템플스테이)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문화재 보호구역 입장료 약 1,000원 (천태산 매표소)
- 가는 법 : 영동에서 양산면 방향, 천태산 매표소에서 도보 약 700m. 산속이라 자가용 방문이 편리합니다.
나라의 평안을 빌어 이름을 얻은 천년 고찰이자, 천 살 은행나무와 다섯 점의 보물을 품은 천태산의 청정 도량입니다. 황금빛 은행나무 아래에서 땀 흘려 걷고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