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사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 갑사 — 가을 단풍의 으뜸, 계룡산 첫째 절
충청남도 공주, 용의 기운을 품었다는 명산 계룡산 서쪽 자락에 갑사가 있습니다. 예부터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하여, 봄 경치는 마곡사가 으뜸이요 가을 단풍은 갑사가 으뜸이라 일컬어 온 곳입니다. 가을이면 일주문에서 절에 이르는 길이 붉고 노란 단풍으로 터널을 이루어, 전국에서 단풍을 찾는 이들이 모여드는 계룡산의 대표 도량입니다.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원년인 420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천육백 년 고찰입니다. 통일신라 때는 화엄종의 으뜸 사찰인 화엄십찰의 하나로 꼽혀 '국중대찰(國中大刹)', 곧 나라 안의 큰 절로 번창했습니다. 갑사가 자리한 계룡산은 통일신라 때 서악, 고려 때 나라의 중악으로 받들어진 명산으로, 조선을 세울 때 도읍 후보에까지 올랐을 만큼 신령한 기운이 서린 산입니다.
갑사는 또한 호국의 도량입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왜군에 맞선 승병장 영규대사가 이곳 갑사 출신입니다. 그 의로운 기개가 정유재란 때 절이 불타는 시련으로 돌아오기도 했으나, 조선 후기에 거듭 중창되어 오늘에 이릅니다. 경내에는 국보인 삼신불 괘불탱을 비롯해, 통일신라 철당간으로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갑사 철당간, 갑사 동종 등 국보 한 점과 보물 여러 점이 천년의 자취를 전합니다.
🌿 가는 길 — 단풍 터널과 갑사구곡을 따라
갑사의 가장 큰 매력은 절로 드는 길과 절 뒤로 이어지는 계곡이 모두 빼어난 산책로라는 것입니다. 단풍철이 아니어도 사철 걷는 맛이 깊습니다.
갑사까지 — 오리숲 단풍길을 지나
갑사 주차장에서 일주문을 지나 절까지 이르는 숲길은, 노거수가 우거진 '오리숲'으로 불립니다. 하늘을 가린 나무들이 가을이면 일제히 단풍으로 물들어, 그 길을 걷는 것만으로 이미 갑사 여행의 절반이 채워집니다. 평탄하고 완만해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습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갑사구곡과 계룡산
갑사 뒤편 계곡을 따라 아홉 굽이의 절경이 이어지는 갑사구곡(甲寺九曲)이 펼쳐집니다. 맑은 물과 너럭바위, 단풍이 어우러진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씻기 좋습니다. 더 오르면 계룡산 연천봉과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고, 능선을 넘어 계룡산 동쪽의 동학사로 이어지는 옛길도 유명합니다. 갑사에서 출발해 금잔디고개를 넘어 동학사로 내려가는 횡단 코스는, 계룡산을 가장 깊이 누리는 길로 손꼽힙니다. 무리하지 않고 오리숲과 갑사구곡만 거닐어도, 갑사의 정취는 충분합니다.
걷기 좋은 때 — 단연 단풍이 절정에 드는 10월 말~11월 초. '추갑사'의 진면목을 보려면 이때를 놓치지 마세요. 봄 신록과 여름 계곡도 시원합니다.
🌙 머무는 하루 — 용솟음, 내 안의 꿈을 찾는 시간
갑사의 템플스테이에는 '용솟음'이라는 힘찬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용의 기운을 품은 계룡산의 정기를 받아, 당당한 삶을 꿈꾸고 희망을 안고 살아가자는 뜻입니다. 마음속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그 빈자리에 참된 꿈과 당당함을 채우자고 권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계획된 일정을 따르되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다채로운 체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문 해설과 함께 국보·보물 가득한 천년 고찰을 둘러보는 보물 투어, 직접 범종을 울려 그 깊은 울림을 느끼는 범종 체험, 108배를 올리며 염주를 꿰는 108 여의보주 만들기, 종에 소원을 새기는 인경, 그리고 명상과 계룡산 트레킹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꿈 찾기'라는 시간을 두어, 분주한 삶에 묻혀 있던 자신의 참된 바람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여의보주 만들기 시간에는 스님과 마음을 나누는 대화도 가능합니다. 더 깊이 정진하고 싶은 이를 위해, 외부와 단절한 채 홀로 수행하는 무문관 체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단풍이 물드는 산사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용솟음치듯 자기 안의 꿈을 길어 올리는 것. 그것이 갑사가 건네는 하루입니다.
머무는 동안
- 보물 투어 (국보·보물 사찰 해설)
- 범종 체험 · 인경 (종에 소원 새기기)
- 108 여의보주 만들기 (일요일 스님과의 대화)
- 명상 · 꿈 찾기 · 계룡산 트레킹
- 무문관 수행 (홀로 정진하는 집중 수행)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회차와 일정이 시기마다 다르고 단풍철에는 일찍 마감되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 전화 : 041-857-8921 (템플스테이)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계룡산 국립공원 관련 비용은 별도일 수 있음)
- 가는 법 : 공주·대전에서 갑사행 버스 이용, 갑사 주차장에서 오리숲을 지나 도보. 자가용은 갑사 주차장 이용.
가을 단풍이 으뜸이라 '추갑사'로 불리는 천육백 년 고찰이자, 호국의 기개와 계룡산의 정기를 품은 명산 도량입니다. 단풍 터널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내 안의 꿈을 길어 올리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