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어사
⌖ 부산광역시 금정구 상마1길 20 선문화교육센터
🪷 범어사 — 하늘 물고기가 깃든, 영남의 선찰대본산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정산 동쪽 기슭에 범어사가 있습니다.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와 더불어 영남의 삼대 사찰로 꼽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이자,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하는 금정총림입니다. 천삼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금정산 자락에서 수행과 교화의 중심을 지켜 온, 부산을 대표하는 큰 절입니다.
절 이름에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금정산 꼭대기에는 높은 바위 위로 항상 금빛 물이 가득 차 마르지 않는 우물이 있는데, 옛사람들은 하늘나라에서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온 금빛 물고기가 그 우물에서 헤엄치며 놀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하여 산은 '금빛 우물'이라는 뜻의 금정산(金井山)이 되었고, 절은 '하늘나라의 물고기'라는 뜻의 범어사(梵魚寺)라 이름하였습니다. 산과 절이 하나의 전설로 묶인, 보기 드문 절입니다.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18년(678년) 의상대사가 화엄 사상을 펴기 위해 전국에 세운 화엄십찰의 하나로 창건되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 폐허가 되었으나 광해군 때 다시 일으켜 세워졌고, 근대에 이르러 선풍을 크게 떨치며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 곧 참선 수행을 대표하는 으뜸 사찰로 우뚝 섰습니다. 경허와 용성, 만해 한용운, 동산 스님 같은 큰 선승들이 이곳에서 정진했습니다. 전국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 《삼국유사》를 소장하고 있으며, 돌기둥 위에 나무 기둥을 얹은 독특한 일주문 조계문과 대웅전, 삼층석탑 등 빼어난 보물이 천년의 자취를 전합니다.
🌿 가는 길 — 등나무 군락과 금정산 능선을 따라
범어사는 금정산 국립공원 자락에 있어, 절을 두른 숲과 계곡, 산 능선이 모두 빼어난 산책길이자 등산로가 됩니다. 솔 향 가득한 일주문 길부터 마음이 씻깁니다.
범어사까지 — 송림을 지나 조계문으로
도시철도 범어사역에서 버스로 갈아타 범어사 매표소에 닿은 뒤, 울창한 솔숲 사이로 당간지주를 지나 절로 듭니다. 돌기둥으로 지붕을 받친 독특한 일주문 조계문이 '선찰대본산 금정산 범어사'라는 현판을 단 채 방문객을 맞습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등나무 군락과 고당봉
범어사 곁 계곡 일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등나무 군락이 있습니다. 오백 그루에 이르는 등나무가 바위와 어우러져 무리 지어 자라는 희귀한 풍경으로, 구름처럼 덩굴이 우거진다 하여 등운곡이라 불립니다. 물이 쏟아져 내리듯 무수한 돌이 쌓인 '돌바다'와 어우러진 이 길은,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어 가기 좋습니다. 더 오르면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금정산성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펼쳐지고, 산정에는 절 이름의 유래가 된 금샘이 자리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등나무 군락과 경내만 둘러봐도, 금정산의 청량한 기운은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걷기 좋은 때 — 등나무 꽃이 보랏빛으로 피는 늦봄과 단풍 짙은 가을. 금정산 산행을 곁들인다면 편한 신발과 넉넉한 시간을 준비하세요.
🌙 머무는 하루 — 도시를 벗어나, 오롯이 쉬다
범어사의 템플스테이는 영남 제일의 선찰에서 누리는 깊은 쉼에 무게가 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천년 고찰의 고요 속에 머물며, 바람 소리와 새소리, 맑은 산 기운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입니다.
대표 프로그램은 휴식형 '쉼'입니다. 빽빽한 일정 없이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금정산 자락의 자연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깊이 쉬어 갑니다. 휴식형을 마친 뒤 곧장 돌아가는 대신 절 살림을 함께 거드는 울력에 참여하면 참가비를 절반으로 덜어 주는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있어, 노동의 땀으로 마음을 비우는 또 다른 쉼을 누릴 수 있습니다. 스무 명 이상 단체라면, 천년 고찰에 잠시 머물며 수행자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당일형 '템플라이프'로 산사의 하루를 맛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선승이 깨달음을 구하던 선찰대본산에서, 도시의 소음을 끄고 그저 쉬어 가는 것. 그것이 범어사가 건네는 하루입니다.
머무는 동안
- 휴식형 '쉼' (자율적인 쉼, 자연 속 재충전)
- 휴식형 '쉼' 자원봉사형 (울력 참여 시 참가비 50% 할인)
- 당일형 '템플라이프' (20인 이상 단체, 천년 고찰 수행 체험)
- 예불 · 발우공양 · 금정산 솔숲 포행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자원봉사형은 휴식형을 마친 뒤 정해진 시간에 울력에 참여하는 방식이고, 당일형은 단체 인원 조건이 있으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부산광역시 금정구 상마1길 20 (범어사 선문화교육관)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금정산 국립공원·주차 관련 비용은 별도일 수 있음)
- 가는 법 :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에서 버스 환승, 범어사 매표소 하차 후 도보. 자가용은 범어사 주차장 이용.
하늘 물고기 전설을 품은 천년 고찰이자, 수많은 선승이 깨달음을 구한 영남의 선찰대본산입니다. 도시의 분주함을 벗어나 금정산의 맑은 기운 속에서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