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림사 · 곡성
⌖ 전라남도 곡성군 도림로 175
🪷 도림사 — 아홉 굽이 계곡에 안긴, 도인이 숲처럼 모인 절
전라남도 곡성, 동악산 형제봉 중턱에 도림사가 있습니다. 고을 이름 곡성(谷城)이 말 그대로 '계곡의 고을'이듯, 도림사는 아홉 굽이 맑은 계곡을 품에 안고 노송과 너럭바위에 둘러싸인 절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구례 화엄사의 말사로, 깊은 산과 시원한 물소리가 어우러져 예부터 풍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명승의 한가운데에 자리합니다.
도림사의 이름에는 정겨운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신라 무열왕 7년인 660년, 원효대사가 화엄사에서 이 자리로 절을 옮겨올 당시 아름다운 풍악이 온 산을 진동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산 이름을 '풍악이 울리는 산', 곧 동악산(動樂山)이라 하였고, 도를 닦는 도인(道人)이 숲처럼 빽빽이 모여들었다 하여 절 이름을 도림사(道林寺)라 지었다고 전합니다. 다만 원효대사의 창건은 전해 오는 이야기일 뿐 확실한 기록으로 굳어진 것은 아니며, 한편으로는 조선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가 절을 후원하여 한때 신덕사라 불렸다고도 전합니다. 이름의 유래마다 도림사가 오래도록 수행자들이 깃든 도량이었음이 드러납니다.
지금의 도림사는 보광전과 응진당, 명부전 등을 갖춘 단정한 절입니다. 절 입구에는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화백이 쓴 '도림사' 현판이 걸려 있고, 조선 후기에 그려진 도림사 괘불탱이 보물로 전해 옛 불교 미술의 향기를 더합니다. 크고 화려한 가람은 아니지만, 계곡과 숲에 안긴 그 소박한 정취가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 가는 길 — 비단처럼 흐르는 아홉 굽이 계곡을 따라
도림사의 산책은 절을 휘감아 흐르는 도림사 계곡을 거니는 일입니다. 너럭바위 위로 비단처럼 흐르는 물길이, 사철 시원한 풍경을 펼쳐 보입니다.
도림사까지 — 계곡을 끼고 산자락으로
곡성읍에서 서남쪽으로 동악산 자락에 들면 도림사에 닿습니다. 절로 오르는 길에 도림사 계곡이 나란히 흘러, 들어서는 길부터 물소리가 마음을 씻어 줍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도림사 계곡 9곡과 형제봉
도림사 계곡은 동악산 남쪽 골짜기를 흘러내리는 물줄기로, 아홉 굽이마다 펼쳐진 너른 바위 위로 맑은 물이 비단을 펼친 듯 흐릅니다. 늙은 소나무와 폭포, 너럭바위가 어우러진 절경에, 계곡 곳곳의 바위에는 옛 선현들이 새긴 글귀가 남아 있어 풍류의 자취를 더듬을 수 있습니다. 계곡 위쪽에는 신선이 쉬어 갔다는 신선바위가 있고, 더 오르면 동악산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펼쳐집니다. 본격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계곡을 따라 너럭바위에 앉아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쉼이 됩니다. 가까이에 섬진강 기차마을과 심청 이야기가 깃든 명소가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걷기 좋은 때 — 계곡물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 단연 으뜸이고, 단풍 짙은 가을과 장미 피는 봄도 좋습니다.
🌙 머무는 하루 — 계곡 물소리에 마음을 씻다
도림사의 템플스테이는 아홉 굽이 계곡의 맑은 물소리 속에서 마음을 씻고 쉬는 데 색이 있습니다. 계곡과 자연을 벗 삼은 프로그램부터 소리와 색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까지, 다채롭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표 프로그램은 '도림사 9곡에서 즐기는 계곡 템플스테이'입니다. 계곡이 깊을수록 좋다는 말처럼, 맑고 차가운 계곡물과 울창한 숲에 안겨 더위를 식히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입니다. 소리와 색을 매개로 한 명상도 깊습니다. 백수정으로 만든 크리스탈 싱잉볼의 맑은 울림에 눈을 감고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리는 '크리스탈 싱잉볼 명상',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불보살과 단청 문양을 색칠하며 일어나는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불보살 컬러링'이 그것입니다. 봄이면 곡성 세계장미축제와 어우러진 원효 템플스테이가, 효의 고장 곡성답게 지역 어르신을 돌보는 사회공익 템플스테이가 열립니다. 빽빽한 일정 없이 그저 쉬고 싶다면, 원효스님의 큰 뜻을 담은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한 사람 한 방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도인이 숲처럼 모여들던 산자락에서, 계곡 물소리에 분주한 마음을 씻어 내리는 것. 그것이 도림사가 건네는 하루입니다.
머무는 동안
- 체험형 '도림사 9곡에서 즐기는 계곡 템플스테이' (계곡·숲에서 누리는 쉼)
- 체험형 '크리스탈 싱잉볼 명상' (백수정 싱잉볼 소리명상)
- 체험형 '스님과 함께하는 불보살 컬러링' (문양 채색 명상)
- 휴식형 '[원효] 템플스테이' (1인 1실, 자율적인 쉼)
- 장미축제 연계 원효 템플스테이(봄) · 사회공익 템플스테이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장미축제 연계나 사회공익 등 시기·대상이 정해진 프로그램이 있으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도림로 175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성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000원
- 가는 법 : 곡성읍에서 서남쪽 동악산 자락. 자가용 방문이 편리하며, 섬진강 기차마을·심청한옥마을과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아홉 굽이 맑은 계곡에 안긴 천년 고찰이자, 도인이 숲처럼 모여들던 동악산의 도량입니다. 계곡 물소리에 분주한 마음을 씻고 쉬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