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사 · 완도
⌖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남로 101-1
🪷 신흥사 — 다도해를 발아래 둔, 완도의 바다 절
전라남도 완도, 완도읍을 굽어보는 남망산 중턱에 신흥사가 있습니다. 절 마당에 서면 완도 시가지와 다도해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바다 절'입니다. 맑은 날이면 신지도와 대둔산까지 또렷이 보이고, 해 질 무렵이면 다도해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과 완도의 야경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풍경을 자아냅니다. 깊은 산속이 아니라 완도군청에서 팔백 미터, 걸어서 닿는 도심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속세의 번잡함을 떨쳐 낸, 작고 아담하면서 포근한 도량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해남 대흥사의 말사입니다.
신흥사의 창건은 멀지 않은 근래의 일입니다. 1932년 한 스님이 불로사라는 이름으로 절을 열었고, 뒷날 신흥사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 절이 딛고 선 완도의 불교는 천 년을 거슬러 오릅니다.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가 완도 청해진에 머물던 시절, 독실한 불자였던 그는 법화사를 세워 완도를 불교의 중심으로 일으켰습니다. 지금도 완도 곳곳에 중도리와 정도리, 불목리 같은 불교에서 비롯한 땅 이름이 남아 그 자취를 전하는데, 그 오랜 불교문화의 맥이 신흥사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신흥사가 품은 보배는 목조약사여래좌상입니다. 1628년에 처음 조성된 이 불상은 사백 년 가까운 세월을 건너온 귀한 문화유산으로,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1845년 개금 불사를 거친 뒤 차의 성인 초의선사와 인연을 맺었고, 훗날 응송 스님이 신흥사로 옮겨 모셨다고 전합니다. 차 문화의 본산인 해남 대흥사와 신흥사가 한 뿌리로 이어져 있음을 이 불상이 말없이 보여 주는 셈입니다. 병을 다스리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약사여래는, 오늘도 완도 사람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 가는 길 — 다도해를 굽어보는 바다 산책
신흥사의 산책은 발아래 펼쳐진 다도해를 바라보며 완도의 바다와 섬을 누리는 일입니다. 산과 바다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신흥사까지 — 완도읍 남망산 중턱으로
완도읍 한복판에서 남망산 자락을 오르면 신흥사에 닿습니다. 완도군청에서 팔백 미터 남짓이라 차 없이 걸어서도 닿을 수 있고, 완도 시내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뚜벅이 여행자에게 더없이 좋습니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 다도해와 완도의 섬들
신흥사를 품은 완도는 이백예순다섯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의 고장입니다. 절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만으로도 충분한 쉼이 되지만, 완도에는 발길을 부르는 명소가 가득합니다. 세월이 빚어낸 갯돌 해안 정도리 구계등에서는 파도가 자갈을 굴리는 맑은 해조음을 들을 수 있고, 가까운 청산도에서는 세계 슬로길 일 호로 꼽힌 돌담길과 서편제의 풍경을 만납니다. 보길도에서는 고산 윤선도가 어부사시사를 노래한 부용동의 자취를, 명사십리에서는 십 리에 걸쳐 모래가 우는 은빛 백사장을 거닐 수 있습니다. 신흥사는 이런 섬들을 함께 둘러보는 지역 연계 순례를 마련해, 절과 바다와 섬을 잇는 여정을 누리게 합니다.
걷기 좋은 때 — 바다가 푸른 봄·여름과 노을이 고운 가을. 해 질 무렵 다도해로 지는 노을은 사철 언제 보아도 빼어납니다.
🌙 머무는 하루 — 바다가 품어 주는 치유의 시간
신흥사의 템플스테이는 다도해의 맑은 기운 속에서 깊이 쉬고 치유하는 데 색이 있습니다. 발아래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스트레스와 근심·걱정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시간입니다.
가장 신흥사다운 것은 바다를 마주한 휴식형입니다. 문을 열면 바다가 들어오는 오션뷰 방사에 머물며, 빽빽한 일정 없이 노을과 파도 소리에 마음을 맡깁니다. 좀 더 깊은 치유를 원하는 이를 위해서는 장기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보름을 머무는 반달살기와 한 달을 머무는 한달살이는, 바쁜 일상에서 멀찍이 벗어나 푸른 바다가 품어 주는 곳에서 오래도록 진정한 나와 마주하는 장기 치유의 시간입니다. 수행에 다가가고 싶다면 매주 금요일 시작하는 2박 3일 선명상이 있습니다.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내가 무엇 하는 사람인지'를 알아가도록, 108배와 좌선, 바닷가를 걷는 포행으로 채워집니다. 작고 아담한 절이라 가족 같은 포근함이 있고, 정성스러운 공양 또한 이곳을 찾는 이들이 한결같이 꼽는 즐거움입니다.
다도해를 발아래 둔 바다 절에서, 파도와 노을에 마음을 맡기고 깊이 치유받는 것. 그것이 신흥사가 건네는 하루입니다.
머무는 동안
- 휴식형 '오션뷰 템플스테이' (다도해를 마주한 방사에서 누리는 쉼)
- 휴식형 장기치유 '한달살이'(30박)·'반달살기'(15박) (바다가 품어 주는 장기 치유)
- 체험형 '선명상' (2박 3일, 매주 금요일 시작, 108배·좌선·포행)
- 다도해 섬 순례 (청산도·보길도·정도리 구계등 등 지역 연계)
예약 —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방사 종류와 인원에 따라 비용이 다르고 장기 프로그램은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신청 전 공식 예약 페이지나 사찰로 확인하세요. 완도군의 여행 지원 프로모션이 적용되는 시기도 있으니 함께 살펴보면 좋습니다.
📍 정보 — 찾아가기 전에
- 주소 :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남로 101-1
- 운영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가는 법 : 완도읍 남망산 중턱, 완도군청에서 약 800m. 걸어서 닿을 수 있고 완도 시내버스도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다도해를 발아래 둔 완도의 바다 절이자, 장보고 청해진 불교의 맥을 이어 온 도량입니다. 파도와 노을에 마음을 맡기고 깊이 쉬며 치유받고 싶을 때, 한 번쯤 길을 나서볼 만한 곳입니다.